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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7   백제와 M117-3) 백제 담로
백제와 M117-3) 백제 담로

3)  백제담로와 M117

 

백제의 담로에 대해서 <양서> <양직공도>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치소가 있는 성을 고마라 하고, 읍을 담로라 하는 데, 중국의 군현과 같은 말이다. 그 나라에는 22담로가 있는 데, 각각 모두 자제종족에게 분거하게 했다라고 되고 있어, 백제가 지방을 통치하기 위한 행정조직을 일컫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백제가 한반도의  서남부에만 담로를 두었느냐 아니면, 한반도 밖의 중국이나, 일본, 혹은 다른 곳에도 해외 식민지 형태로 운영하는 담로를두었느냐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논란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흑치상지(黑齒常之)입니다. 1929년에 알려진 흑치상지의 묘비명에 의하면, 흑치상지는 자는 항원이며, 원래 부여씨였으나,흑치라는 곳에 분봉을 받아서, 자손이 흑치를 성으로 하였다고 나옵니다(字恒元,其先出自扶余氏,封于黑齿,子孙因以为氏焉). 이 흑치가 어디인가를 놓고, 논쟁이 있어 왔습니다.흑치의 소재지를 확정한다면, 백제가 최치원이 언급한 대로, 북위군을 물리치고,백만강군으로 오월을 위협했고 해외 각 지역에 부용국을거느리던 해상강국이었는 지, 아니면, 야마토 조정에 늘상 왕자를 볼모로 바치면서, 원군을 요청하는 약소국이었는 지, 칠지도가 진상품이었는 지 아니면, 하사품이었는 지 등의 백제의 위상에 대한 서로 다른해석을 어떤 방향으로 해야할 지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흑치의 소재에 대해 널리 알려진 몇 가지 견해는 1) 흑치는 한국어식 지명을 한자식으로 표기한 것으로, 흑은 검은’, 치는 를 로서, 실제로는 검은내 혹은 검은물을 백제의 今勿縣, 오늘날의 충청남도 예산군 혹은 당진시 방면으로 비정합니다. 이 견해에 대해 의문인 것은 한자를 훈차할 때, 일반적으로 음만 아니라,뜻도 살려서 하는 데, ‘검은물이면 왜 내川와 같은 한자를 사용하지 않고, 음도 가깝지 않고, 지명의 의미도 살리지 못하는 齒를 사용했을까입니다. 이 견해는 한반도 내에서 흑치라는 지명에 상응하는 것을 찾아 볼려고 하니, 억지로 끼워 맞춘 것에 가깝게 보입니다.

 

2)번째는 흑치는 검게 이를 물들이는 습속을 지닌 사람들이 사는 지방을 나타난 것으로, 흑치인들이 사는 곳에 대해, <山海經>, <呂氏春秋>, <楚辭> 등 춘추전국시대 편찬된 서적들도 기록을 남겼으나 진술이모호하여 서로 일치점을 찾기 어려우며,흑치국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경로와 위치를 비교적 상세하게기록한 것은 <후한서> 동이열전에 나온 기록입니다. ‘女王南四千里至朱儒,人朱儒南行船一年,至、黑齿国,使驿于此여왕 비미호가 통치하는 왜국으로부터 남쪽으로 사천리를 가면 주유국(난장이들이 사는 나라)에 이르고, 주유국에서 다시 동남으로 배를 타고, 1년을 가면, 나국과 흑치국에 이른다고 되어 있습니다. <양서>에도 이와 유사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其南有侏儒國人長三四尺又南黑齒國裸國去倭四千餘裏船行可一年至). 왜국에서 남쪽으로 가면 나오는 나국을 현재의 대만으로, 또 다시 남쪽으로 가면 필리핀이 있고, 필리핀 원주민들이 이를 검게 칠하는 풍속이 있으므로, 흑치국을 필리핀에 비정하거나, 혹은 필리핀이 너무 멀리 있고, 대만원주민도 이를 검게 칠하는 습속이 있었기에 흑치국이대만을 가리킨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3) 번째로는 중국 서남부의 광서장족자치구에 백제허(百濟墟)라는 지명을 가진 곳이 있고, 이 곳 사람들이 빈랑이라는 열대과일을 계속 씹어서 이빨이 검게 되기에, 여기가 흑치라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설은 후한서나 양서와 기록된 바와 같이, 현재의 광서장족자치구가 왜국에서 항해해서 가는 곳이아니라 중원에서 내륙을 통해 가는 곳이고, 이가 검게 되는 풍속은 여기 말고도 운남성 등의 다른민족들도 많이 있기에, 백제허라는 지명이 정말 백제와 관계 있는지, 우연히 비슷한 음을 음차한 것에서 나온 것인지를 밝히지 못한다면, 그다지 설득력이 있는 견해로 보이지 않습니다.

 

4)번째로는 흑치국은 바로 일본을 가리킨다는 견해입니다. 일본, , 왜국은 백제와 교류가 활발하고, 그 당시, 일본열도에 백제가 담로를 두었을 가능성도 있거니와 일본에서도 역시 이를 검게 물들이는 풍속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기에, 가능한 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흑치가 일본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이상, 일본 곳곳에 이미 한자식의 지명이 있는 데, 굳이 흑치라는 지명을 사용했을까하는 의문이 있고, 이 묘비명을 쓴 당왕조 시대 중국인들도 일본을 왜국이라고 알고 있고, 당왕조시대 일본을 흑치라 부른 예가 없고, 무엇보다도 <후한서> <양서>의 흑치국에 대한 묘사와 부합하지 않기에, 이 가설도 적합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2)번째 필리핀이나 대만이 흑치라면, 역사서의 묘사에 가장 가까워 보이는 데, 백제가 정말 필리핀이나 대만으로까지 항해를 해서, 그것도 식민지로 삼을 만큼 해군력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역사적 사례와 비교를 해보자면, 제레드 다이아몬드의<문명의 붕괴>에 나온 이스터섬의 사례입니다. 백제가 멸망하는 시기와 비슷한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전 동태평양의 가장 외딴 곳에 위치한 이스터섬을 마지막으로태평양 동쪽 끝으로의 폴리네시아인의 이주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림4) 폴리네시아인들의 태평양 각지로의 이주 방향 및 시기


(http://www.teara.govt.nz/en/map/1772/the-direction-and-timing-of-settlement)



이스터섬은 태평양의 여러 섬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있는 데, 폴리네시아인들이 이스터섬에 도달하기 전에 시발점으로 삼은, 이스터섬에서 가장 가까운 인간이 거주하는 섬인 피트케른섬(Pitcairn island) 2,075킬로미터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국가적인 조직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유라시아대륙에서 동시기 발전된 다른 기술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거의 원시적인 항해기술에 의존한 폴리네시아인들이 2000킬로미터 떨어진 미지의 섬으로 해양정복을 완성할 수 있었다면, 백제인들이 의지만 있었다면, 일본, 오키나와, 대만 등을 징검다리로서,필리핀까지의 항해를 감행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은아니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러한 가능성이 정말 현실화되었는 지, 현실화되었다면 그 증거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입니다. 필리핀이나 대만에서 백제의 담로라는 것을 증명해 낼 수 있는 고고학 유물, 예를 들면, 백제 담로로 여겨지는 지역에 나온 금동신발 같은 것이 나오거나, 필리핀이나 대만의 어떤 고분을 발굴했는 데, 현지 토착인이 아닌 백제인과 같은 형질인류학적 혹은유전학적인 특징을 지니는  인골이 발굴되고, 그가 백제의 지방 통치자급이 지니는 유물을 곁에 두고 있었다면, 이 문제는 거의 이견이 없이 해결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자인류학적으로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를 탐색해 볼 방법이 없을까요?

 

현대의 북아메리카 인디언이나 남아메리카 인디오, 오스트레일리아의 아보리진들 의 부계 하플로그룹을 조사해 보면, 내륙의 깊숙한 오지에 자리잡은 집단에서까지, 서유라시아 계통의 부계 하플로그룹인 R1b, R1a, J1, I1b, G, E1b 등이 적게는  10% 많게는 60% 정도까지 나오는 반면, 모계 mtDNA 하플로그룹은 거의 현지 토착인의 것입니다. 이러한 부계와 모계의 비대칭성은 차가운 열대에 남은 뜨거운 슬픔의 흔적이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식민주의의 영향이 어디에, 어느 정도까지 미쳤는 지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만일 현대 필리핀이나 대만의 부계 하플로에서 백제인의 부계 하플로를 발견할 수 있다면, 백제가 이 지역을 부용국으로 만든 적이 있다는 증거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4) M117 트리 부분 확대


위의 트리는 앞서 표3)M117 Phylogenetic 트리 중에서 일부분을 확대한 것입니다. 여기서, YP4864라는 표지 SNP 아래 두개의 샘플만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의 KPGP(Korean Personal Genome Project)에서 나온 KP00127이라는 샘플이고, 다른 하나는 Y-Full의 트리에서 나온 것으로 YF03382라는 필리핀에서 나온 샘플입니다.

 

KP00127은 제가 직접 SNP를 조사해서 하플로그룹트리상의 위치를 확정해 놓은 바 있습니다(KPGP(Korean Personal Genome Project)샘플들의 부계 데이타 분석, http://cafe.daum.net/molanthro/I4mi/191). KP00127SNP들을 조사할 때, M117 아래 먼저 가장 큰 하위 분지를 이루는 F5가 양성이나 그 당시까지 다른 알려진 F5 아래의 하위 하플로의 SNP는 양성인 것이 없어서, 한국인, 일본인, 북방계 알타이민족이나 북방한족 등에서 적지 않게 나오는 F5 아래의 특정한 하위 하플로가 없는 유형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F5가 북중국 어딘가에서 신석기 시대즈음 (Y-full에 의하면 B.P. 7300)에 갑자기 폭발적인 확장을 했음을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Y-Full에 갱신된 하플로트리를 보고, 설마하는 생각으로,필리핀 샘플 YF03382가 양성인 YP4864 YP4865를 검증해 보니, 한국인 샘플도 이 SNP들에서 양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사실은 조금 의외의 결과이고, 백제 담로경영의 간접적인 증거로서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런 추측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YP4864가 백제 담로의 증거가 되려면, 아직 또 다른 많은 검증이 필요합니다. 우선, 필리핀인들에게서 지방의 원주민들에게는 M117이 극히 낮은 비율로 존재하지만(M134 0.03%, Delfin et al.2016), 마닐라 등 대도시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복건성이나 광동성에서온 화교출신들이 상당히 있고,일반적인 필리핀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4% 정도까지 M134가 나옵니다(Karafet et al. 2010)

 

2016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어, 마약사범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과 필리핀의 외교정책 방향을 반미 친중국 노선으로 돌려 놓아 화제가 되고 있는 두테르테의 외조부도 복건성출신 화교로 알려져 있고, 두테르테가 중국방문 시 수행한 필리핀 상공회의소 소속 기업인들의 95%가 복건성 천주 출신의 화교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YP4864가 화교에게서도 나온 것인지, 중국의 본토에도 이 SNP가 양성인 유형이 존재하는 지 더 많은 샘플들이 검사된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또한, 한국인에게서 이 YP4864가 유래한 것이라 하더라도, 필리핀 내 사회적 문제로 까지 번져 말썽이 되고 있는 코피노나 가까운 역사 시기 ( 홍길동 집단 혹은 문순득의 표류?)에서 발생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백제의 담로 경영에서 나온 부산물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의 가계 조사와 이 샘플이나온 지역에 대한 현장답사 등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보다 많은 자료들로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이러한 검증을 해 볼만한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고, 만일, 중국 복건성 지역에서 온 화교의 후예에서 기인한 것이라밝혀진다 하더라도, 이것이 필리핀에서의 백제 담로 존재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사례는 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백제가 진평군을 설치했다는 사서의 기록(梁書, 百濟亦據有遼西晉平二郡地矣 自置百濟郡 )이 있고, 복건성의 복주지역은 한 때, 진평군(晉平郡)이었다가 진안군(晉安郡)으로 개칭된 역사있기 때문에, 이 지역 에 백제 담로의 영향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일본인 M117 샘플들의 Full sequencing자료가 더 많이 확보된 이후에 다루어 볼 생각이 있는 과제로서, 현재 중국 복건성 지역 출신들에서 집중적으로 나오는 M117 아래의 CTS7634로서, 이 유형이 한국인에게서 나오면, 일반적으로 복건성 출신의 중국인의 이주로서 설명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다른 방향의 설명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여기까지 현대 한국인과 일본인의 중요한 원류인 백제에대해, 기존의 문헌사학이나 고고학적 연구와는 다른 분자인류학적 접근을 통해, 그 역사적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있는 지를 주로 부계 하플로그룹 M117과의 관련하에서 검토해 보았습니다. 보다 직접적인 자료인 한반도의 백제지역이나 일본의 고인골에서 나온 DNA분석결과가 없는데다,저의 능력부족으로 인해 이번 글은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연관된 자료를 확보해서, 더 나은 분석도구들로,이 글에서 모자란 점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합니다.

 

by chojae | 2017/01/27 23:05 | 인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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