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한국어로부터 차용한 중국어

<한국내 웹상에서 벌어지는 논쟁들 대부분은 학술적인 근거에 바탕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자신이 가진 선입견을 상대에게 주입시키려는 사이비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도 또 하나의 논란을 야기할 수 있으나, 최소한 내가 여기서 제시하는 논문들을 읽어 보고, 유전자인류학과 역사언어학, 고고학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습득해서, 자신이 가진 기존의 관념이 어떠한 문제가 있는 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였으면 한다. 나는 여기 서술하는 스타로스틴의 관점에 100% 동의하는 것이 아니거니와,  내가 가진 어떤 가설적 관점도 새로운 데이타와 연구결과 들에 의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단지, 생물생태계에서 종다양성이 다양한 환경의 변화와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토대가 되듯이, 한국학 분야에서도 보다 다양한 담론들이 유통되고, 토론되어서, 기존 가설로 해석하기 어려운 데이타들에 대해서, 창조적인 수용이 가능할 수 있길 희망하고, 그런 토론가능한 가설들 중 일부로서 여기 제시하는 것이다.>

세르게이 스타로스틴(Сергей Анатольевич Старостин)은 유대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후원하는 the tower of babel(http://starling.rinet.ru/main.html)  이라는 전세계 인류 언어의 시원을 프로젝트를 주도한 역사언어학자로서 유명하고, 아쉽게도, 지난 2005년에 서거하였다. 그가 서거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준비한 논문은 <Altaic loans in old Chinese>라는 중국어의 기원과 관련된 연구였다. 한국내의 일부 논자들에 의해 sino-tibetan language family가 알타이어군와 다르게, 잘 정립된 어군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사실 sino-tibetan은 1823년 독일인 Julius von Klaproth가 sinitic, tibetan, burma를 하나로 묶는 어군을 가정한 이래, 끓임없이 그 유효성이 비판받아 온 가설 중 하나이다. sino-tibetan 언어들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sinitic 즉, 중국어와 관련된 문제이고, 스타로스틴의 마지막 논문도 중국어의 기원에 관한 것이다. Tibeto-burman 내 속한 여러 언어들이 비교적 상호친연성을 검증할 수 있었지만, sinitic의 위치를 어디로 놓아야 할 지와 관련해서, 계속 많은 논쟁이 있어 왔다(이 문제에 대해서는 Roger blanch et al.  <Rethinking sino-tibetan philogeny from the perspective of north Indian languages 2011>, George Van driem <SINO-AUSTRONESIAN VS. SINO-CAUCASIAN...> , Laurent Sagart <Some hypothesis of east asian language formation 2008>등의 글을 참조하기 바람)  

역사비교언어학상의 어군이란 결국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집단의 연구와 분리될 수 없고, 이러한 이유로, sinitic과 같이, 그 분류위치가 모호한 언어의 기원을 알기 위해서, 위에서 인용한 세 학자들의 비롯해서, 많은 동아시아 언어에 관한 역사비교언어학 연구자들이 유전자인류학 데이타와 언어학을 매칭시켜서, 언어 사용집단의 이동과 변천의 역사를 연구함을 통해서,특정 언어의 분류학상 위치를 확정하는 데, 이용하고자 하였다. 특히, sino-tibetan과 관련해서, George van driem의 야심찬 Himalyan language project(http://www.himalayanlanguages.org/?q=team/george_van_driem) 가 있고, 중국 내 대표적 역사언어학 연구자인 潘悟雲의 상해 복단대 현대인류학실험실과 함께 한 여러 연구들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언어학과 유전자인류학을 결합시키는 것은 언어와 인구집단에 따라서, 다소 쉬울 도 있고,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부계 하플로 R1b를 인도의 힌두어계통 집단에, R1a를 슬라브계 언어에 대응시킬 수 있는 인도유럽어군과 달리(부계,모계 하플로 그룹과 언어학상의 어군간의 대응에 대한 최신의 연구는 Peter Foster et al.<Mother tongue and Y Chronosomes 2011>를 참조하고, 특히 sino-tibetan언어들에 대해서는 Van driem의 <Father tongue hypothesis>를 참조하시길...), 동아시아에 있어서, 특정 language family와 특정 haplogroup을 대응시키는 것은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어려움이 있고, 중심에는 중국인 한족 집단이 있다. 한족 집단은 동아시아 역사에서 있어서, 지난 2000년 동안 너무나 성공적으로, 인구팽창을 이루었고, 역사시기 이후, 대부분의 문자 기록물도 이들에 의해 이루어 졌기에, 이들의 성공적인 확장 이전의 역사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오히려 장애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以今推古라 하여, 오늘날의 사실로서 옛일을 연구하는 경향이 있지만, 예전의 사실을 연구할 때도, 보다 근접하고, 문자기록으로 남아 있는 편의 자료를 이용해서 그렇지 못한 시대의 일을 판단하는 경향은 더욱 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타로스틴은 앞서 인용한 여러 sino-tibetan연구자들에 비해, 언어학적 데이타 자체에 주력해서 그의 논문 자체에는 유전자 인류학적 데이타의 인용이 드물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그의 언어학적 가설이 다른 연구자들보다 현재의 동아시아 유전자 인류학의 데이타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왜 그러한 지, 다음의 HUGO <Mapping human genetic diversity in Asia> 2009 논문상의 그래프를 보기로 하자.


위 그래프 상에서 주목할 말한 사실은 첫째  Sino-tibetan이라고 legend에 보라색으로 표기된 어군에 대응하는 고유한 genetic marker들이 K=14에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K=14에 한국인(혹은 일본인 또는 일본어, 앞으로 내가 쓰는 글에서 별도의 언급이 없으면 한국인과 일본인은 동일한 인구집단으로 취급될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이전의 여러 포스팅을 통해서 여러 차례 다루었다)에 주로 나타나는 노란색 마커들은 동아시아 극동계 인구집단의 고유한 성분으로 HUGO 연구팀은 이를 알타이어계라고 하였다. 중국인 한족을 나타내는 CHB(베이징 한족),CN-SH(남방계 중국인)  TW-HA(대만의 민남어계 한족),TW-HB(대만의 객가계 한족) 모두, 보라색 sino-tibetan 성분은 없고, 황색 Altai어계와 청색 Tai-Kadai, 녹색의 Austronesian과 약간의 하늘색 Hmong-mien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sino-tibetan이란 가설적 어군에 대응하는 고유한 SNP는 존재하지 않고, 이들 언어의 현재 사용자들은 알타이어계, 타이-카다이, 오스트로네시안어 계통의 사용자들의 유전자가 혼합된 결과로 이 거대한 인구집단의 구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스타로스틴의 <Altaic loans in old Chinese>에 나온 중심가설을 요약한 것을 옮겨 보자.

1. 알타이어의 원형과 중국어의 조상은 많은 수의 비슷한 어근이 발견된다. 알타이어의 원형은 터어키어, 몽골어, 퉁구스-만주어, 한국어, 일본어의 공통된 조상이다.
2. 중국어는 초기의 문자화된 텍스트로 볼 때, 프로토-시노티베탄 즉, 중국과 인도, 네팔, 버어마에서 말해지는 많은 언어들의 조상으로부터 발전한 언어가 아니다.
3. 의문이 되는 알타이어의 원형은 항상 한국어와 일본어에서 발견되고, 이들은 그들 조상어에서 한국어와 일본어에 전해진 것이다.
4. 고대 중국어는 한국어와 일본어로부터 많은 단어를 빌려 왔음이 틀림없고, 이들 단어들은 한국어와 일본어, 그리고, 많은 고대의 다양한 언어들에 존재한다.
5. 이들 차용어의 의미는 평화적인 환경과는 거리가 먼 문화적 접촉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1. A number of similar words are found in Old Chinese and Proto‑Altaic, the common ancestor of Turkic, Mongolian, Tungus‑Manchu and Korean‑Japanese languages.
2. The Chinese forms, although known from the earliest written sources, are not inherited from Proto‑Sino‑Tibetan, the common ancestor of hundreds of anguages spoken mainly in China, India, Nepal and Burma.
3. The Altaic forms in question are always found in Korean and Japanese, which have inherited them from their proto‑language.
4. Old Chinese must have borrowed the words from a Korean‑Japanese language: ancient varieties of Korean, Japanese or another language of this group.
5. The semantics of these borrowings indicates cultural contacts in a far‑from‑peaceful environment.

현재의 대다수 비교언어학자들이 한국어와 일본어를 알타이어군에 속하지 않은 language isolate로 취급하는 것과는 달리, 스타로스틴은 한국어와 일본어를 알타이어군의 주요한 분지로 보고, 중국어를 proto-sino-tibetan에서 발전한 언어가 아니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선사시대 인구집단과 언어 분화의 논리적인 발전과정을 추정해 보면, 먼저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특정한 하플로 그룹이 있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현대 사용되는 대부분의 어군은 B.C.6000년 경의 신석기 시대부터 형성되었다고 본다면, 신석기 시대에는 현재보다, 인구밀도가 휠씬 희박하고, 각 인구집단들간의 교류도 적었기에,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집단의 유전자는  현재보다 휠씬 단일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sinitic, 즉, 상고한어를 사용하는 tibeto-burman과 가까운 계통의 어떤 집단이 夏라는 원시국가로든, 황제와 염제의 부족집단으로든 어떤 식으로 존재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나온 여러 논문이 서술하듯, demic diffusion이 이루어 졌다면, 이들 집단의 고유한 유전적 표식이 현재의 중국어 사용자들에 나타나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결과를 볼 때, 현재 중국어의 사용집단이 tiberto-burman과 유전적 친연성이 있는 저강계의 일부부족을 중심으로 확장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기존의 가설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대담하게 HUGO의 결과와 스타로스틴의 가설을 결합해서 추측해 보자면, 상고시대 proto-altaic과 가까운 어떤 소수의 집단이 있었다. 이들을, 은상으로 대표되는 동이계열이라 본다면, 이들보다 초기에 문화적,정치적으로 열세였던 西周계통도 원래는 이들과 비슷한 proto-altaic이 기층언어였으나, 지리적 위치 때문에 주변의 proto-tiberto-burman(저강계 민족, 현재의 彛족,羌족 등)과 빈번한 접촉으로 이들의 언어가 많이 혼합되었다. 그러나, 서주를 중심으로 은상집단을 병합된 이후, 이들이 춘추전국시대와 진한통일기를 거치면서, 주변의 대다수의 Tai-kadai계(오와 월을 비롯한 중국 남방에 존재한 백월계 민족, 여러 고고학적 자료로 볼 때, 산동성 대문구 문화 등도 이들과 관계가 있으므로, 현재와 다르게 북방에도 광범위하게 존재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와 Hmong-mien(묘족과 요족, 혹은 현재의 내륙 중앙부의 호남성,호북성 지역에 존재하던 여러 민족), Austronesian(Tai-kadai계와 유사하나 아마 좀 더 남쪽 해안가 중심으로 존재하지 않았을까?)계통의 인구집단을 흡수하였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雅言이라는 것은 실제적으로 대다수의 피통치계급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 다양한 어군들의 요소가 혼합된 것이, 오늘날 중국어의 토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스타로스틴은 논문에서, 이들 proto-altaic사용자 집단에 대응하는 고고학 유적으로 앙소문화를 들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홍산문화가 보다 적합하지 않을까한다. 앙소문화는 proto-altaic이 사용집단 중 일부가 홍산문화지역에서 아마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보다 서남쪽으로 이동한 이후, 저강계 및 인도유럽계(스키타이계통)과 결합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본다. 그러면, 왜, 한국어와 일본어는 여타 알타이어계 언어들과 그렇게 거리가 멀어졌을까? 


위의 중앙대 연구팀의 몽골지역 고인골 발굴자료에서 보듯이, C3(C3 중에 star cluster, C3c등 현대 몽골과 투르크, 퉁구스계 민족에 주류가 되는 하위 하플로그룹은 이전 흉노시기 존재하던 C3과 다른 계통이라 믿는다, 현재의 SNP 하플로 분류 정밀도로는 이 차이가 명확하지 않다. 내년에 새로운 논문들이 이 부분을 보다 명확히 밝혀주길 기대한다.) 이 몽골지역에서 몽골제국 시대 이래 급격히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집사>에서 말하는 이른바 the forest people<林中百姓>으로 paleo-siberian 혹은 na-dene과 관계있는 집단으로 추정되며, 흉노와 몽골시대 사이에 남하하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서쪽으로 그 세력을 넓혀서 몽골제국시대 몽골고원에는 아직 이들이 압도적이지 않으나, 만주지역에서는 이미 다수가 되었을 것이다. 이들 C3이 주축이 된 집단은 기존의 홍산문화지역에  O2*,O2b, M134(M117)위주의 proto-altaic과 결합해서, 여진을 비롯한 퉁구스계 민족이 되고, 이들과 비교적 혼혈이 적게 된 채, 남쪽으로 내려간 홍산문화의 주류 집단은 각각 한국인과 일본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이 이미 낡은 학설로 치부되고 있는 람스테드의 여러 가설들 중, 퉁구스-만주어와 몽골어을 북알타이어계로, 투르크어와 한국어를 남알타이계로 구분한 가정은 이후에 다시 조명받을 혜안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by chojae | 2011/09/12 13:50 | 언어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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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궁금 at 2012/10/11 00:38
저기 유전자 그래프에서 한국인은 알타이어계가 일본인보다 적은 반밖에 안되고 나머지 반은 동남아계통 같은데, 왜 생김새는 동남아인들과 많이 닮지않은건가요?
Commented by chojae at 2012/10/11 19:46
저 연구에 나온 샘플들을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알타이어계라고 나와 있는 것은 한국인과 일본인 뿐입니다. 몽골, 만주, 석백, 에벤키 등 많은 북방 몽골로이드계통이 이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인과 일본인에서 알타이어계로 성분으로 나온 노란색이 정말 알타이어계 민족들의 유전자인지, 아니면, 한국인, 일본인 등의 극동아시아인에 특징적인 유전자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에서 분석대상이 된 유전자들은 상염색체 상의 수십만개의 유전자입니다. 이 중에서 외모를 결정하는 유전자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동남아인과 한국인 또는 일본인이 이들 외모를 결정하는 유전자 중 얼마만큼 다른 지는 현재의 연구수준으로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들 중 피부색깔이나, 두개골 길이나 넓이, 눈크기 , 코높이 등을 결정하는 유전자들에서 얼마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른 외모를 지녔다고 보아야 합니다. 한국인과 동남아시아인(필리핀에 사는 흑인과 비슷한 니그리토를 제외한 나머지 타이, 베트남 등의 일반적인 동남아인)과의 차이는 한국인과 일반적인 코카서스인(즉, 백인종)보다는 유전적 거리가 휠씬 가깝습니다. 그러기에, 한국인과 동남아시아인이 백인종이나 흑인종보다 서로 간에 보다 닮은 외모를 지녔다고 보아야 합니다.
Commented by ㅇㅇㅇ at 2012/10/12 06:09
http://news.hankooki.com/lpage/it_tech/201209/h20120914172052122310.htm 이제야 이정도 수준입니다.
초재님 말씀대로 외모를 결정하는 유전자는 매우 복잡하며 매우 엄청나다는거죠.. 이걸 다 독파하면 새로운 성형기술이 나올지도;;;
인간이 유전자를 정복하는건 우주를 정복하는것만큼 어렵다고 보고 있음다...
Commented by asdf at 2012/10/12 00:15
저기, 백월계라는 Tai-kadai계는 언제 저렇게 많이 한반도에 들어왔던거죠? 그리고 그들이 썼던 언어가 한국어에도 녹아있나요?
Commented by 정우철 at 2013/05/06 03:26
카리브해나 남태평양의 옛 식민지 지역에서 형성됐던 다양한 피진이 거의 예외없이 성-수-격-시제-상을 의미하는 굴절을 잃고 주동목 어순으로 고정되었다고 하더군요
각각의 피진의 재료 절반어치일 영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이 주동목 순서이긴 하지만, 또한 이들 유럽의 언어는 모두 굴절어입니다
즉 의식적으로 외우기 어려우며 상황에 따라 불규칙하게 바뀌기 마련인 굴절과 접사는 점차 없어지는 큰 추세가 있고, 외워서 활용하기에 덜 어려운 의미간의 순서 조합만이 결국 살아남아 피진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 현상이 두세종류의 언어를 이용하여 몇십년 몇백년간 해안지대와 섬에서 일어난게 아니라, 매우 다양한 언어들을 동원하여 넓은 땅에서 수천년에 걸쳐 요리한 끝에 생겨난게 중국어인 것 같아요
다시 말해, 중국어의 근원은 피진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판이하게 다른 여러 계통의, 그리고 같은 계통 안에서도 꽤 오래 따로 지내느라 간극이 벌어져버린 다양한 말들이 뒤섞여 합쳐지다 때론 분화하고 다시 섞이고 다시 흩어지고 또 다른걸 합류시키는 식으로 울룩불룩하고 광대한 방언연속체 내지는 언어동조대를 구성하는 과정이 우선 있었겠지요
시기가 언제이고 역사상의 누구로 비정할 수 있으며 어디보다 컸네 작았네를 굳이 따져볼만큼의 자료가 남은 것 같지는 않지만, 아마 현대인의 상상과는 전혀 다를만치 '변이-분화-재혼입-균질화'의 양상이 급격하지 않았겠나 싶다는 막연한 추측정도는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냥 각자들 알아서 살지 않고 굳이 뒤섞이게 되는 계기는 상나라의 요즘으로 치면 패권 비슷한 영향력의 확장에 의해서이지 않았을까 하네요
갑골문같은 상형자가 그러던 와중에 어디선가, 어쩌면 동시다발로 여러 곳에서 제각기 고안되어 쓰였을 것이고, 중국 밖의 다른 곳에서처럼 상형자가 표음체계로 간추려지지는 못하고 진시황에 의해 모양만 가다듬어진 채 있는대로 몽땅 계속 들고가게 된 것이 이어져 현대의 중국어와 한자로 된 것 같습니다
한자에 동의이자가 그렇게나 많이 존재하는 이유도 이걸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한자 학습서중에 보니까 음가를 담당하는 소리자가 215자가 있다고 하는데, 진시황에게 정복된 영토 내의 지역별 발음차이가 얼마 안됐다면 내친김에 그것들을 이용한 표음문자가 만들어져서 발음까지 제정되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한편, 위 추측대로라면 현재의 티벳, 미얀마, 몽골, 요서, 요동, 한반도등에 해당하는 옆동네에서 당시에 통용되던 옛 언어의 어휘가 중국어에 들어가지 않았을 이유가 없겠지요
딱히 영향을 줬네 받았네를 따질것도 아니고, 그냥 몇천년 전 어느 때 거기서 언어의 용광로가 끓었더라는 정도가 족한 평가일 것 같아요
사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중국 각지의 말들은 사투리라기엔 차이가 너무 크고 서로 의사소통마저 안되는데도 마치 하나의 언어인 것처럼 묶여버린 이상한 꼴이긴 하죠
한자라는 공통점만 아니었다면 분명히 인도나 유럽의 경우처럼 죄다 서로 다른 말로 분류를 했을텐데 중국도 나름 참 고생이 심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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